국립수목원은 언제나 좋으며, 그중에 가을도 있다. 다양한 풍경과 그 풍경속에 숨어 지내러오는 특별한 새들을 만나러 간다면, 시기를 잘 맞춰 방문하여 국립수목원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느껴보자.
수목원을 걷다 보면 몇 그루의 큰 계수나무가 모여 있는 곳을 발견할 수 있다. 수목원의 계수나무는 오래되었다. 국립수목원의 계수나무는 중국에서 처음 도입되어 식재된 나무이기에, 우리나라 계수나무계의 할아버지격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수관이 크고 쭉쭉 뻗은 나무의 모습은 멋지다. 그 넓은 곳에서 어떻게 찾냐 싶겠지만, 하트 모양의 잎과 그 전에 먼저 주변에 퍼지는 달콤한 향기로 쉽게 찾으실 수 있을 것이다.
찾는데 어려움이 있을것 같다면, 입장후 다리를 건너 안내판과 함께 서 있는 계수나무를 먼저 찾자. 이 나무의 생김새를 힌트 삼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것이다. 하지만 숨은 잠시 참아야 한다! 계수나무의 진한 카라멜 향기는 계수나무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만 맡길 바란다. 향기의 정체는 낙엽이 떨어지면서 잎에서 방출되는 말톨이라는 분자인데, 이 말톨은 설탕을 태울 때 나는 캐러멜 향과 같은 분자라고 한다.
그래서 계수나무의 카라멜 향기를 느끼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단풍이 든 잎들이 가을비에 하나둘 떨어지는 날이다. 가을비에 깨끗이 씻긴 청명한 공기속에서 퍼지는 달콤한 카라멜 냄새가 바로 가을에 국립수목원에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가을비 내리는 날 수목원의 나무 밑에서, 누군가 눈을 감고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있다면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을것이다.
하트모양이 특징인 계수나무의 잎, 노랑게 단풍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