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나비를 보러 산에 다녀왔다. 작년에 이어 두번째 방문이다.

작년에는 오르면서 본 계곡풍경에 시선을 사로잡혔었다. ', 여긴 산행을 위해서도 올만하구나' 싶었다.

그래도 나비를 보러 왔으니 나비가 있기를 바랬는데, 결국 보지 못하고 내려가는길.

산을 거의 내려왔을때 유리창나비 한마리를 봤다. 포기 했을때 마주치는 기쁨은 더크다.

지금 생각해보니, 나비가 활동하던 시간때가 오후였기에 너무 일찍 내려온것이였다.

 

이번에도 일찍 산행을 했는데, 오후에 비 예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너무 서둘렀다. 계곡의 풍경도 작년만큼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전동안 '나비가 없다'말만 세네번이 나온다. 그렇다고 심심하지는 않았는데, 큰유리새도 보고 되솔새도 보고, 매크로 렌즈로 작은 벌레도 촬영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돌아다니다가 가래나무를 알아보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바닥에 떨어진 가래를 보곤 위를 쳐다보니 가래나무가 새순을 내고 있었다. 모습은 두릅과 비슷했다. 새순을 내는 가래나무를 보니 집에 심은 가래나무 묘목이 죽은 상태구나 싶었다. 지난 겨울 긴꼬리부전나비 사육을 위해 묘목을 구매해 배란다에 심어 새순이 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아무 변화가 없는상태를 보며 '아직인가?' 라고 기다리고 있지만 생착이 안된 것이다. 집에와서 묘목을 잘라보니 잘린면은 생기가 없고, 말라 있었다.

 

가래나무를 뒤로 하고 내려오니 나비들이 몰려 나와 있었다. 산을 개간한 밭, 울타리 안에 나비들이 많았다. 비료를 뿌려놨는데 나비들에게도 좋은 영양제가 되는가 보다. 한곳에서 원하던 모든 나비들을 볼 수 있었다.

 

뿔나비와 네발나비는 기본으로, 작년에 이곳에서 본 나비들을 계획하고 올라왔었다. 유리창,청띠신선,쇳빛부전,남방부전,맷팔랑나비가 대상이였고, 모두 볼 수 있었다. 관찰종은 모두 10종이고, 큰멋쟁이와 큰줄흰나비, 뿔나비는 사진이 없다.

 

큰멋쟁이와 큰줄흰나비는 촬영할 기회가 생기지 않았지만, 뿔나비는 워낙 흔해서 카메라를 들이대지 않았다. 뭐든지 흔하면 싸고, 귀하면 비싸지는 법이다.

 

유리창 나비는 포충망을 들고온 두명의 형제들 사이를 위험스럽게 날아다녀야 했다. 둘은 끈질겼고, 결국 몇마리는 잡혔다. 학생은 '나비를 연구하는 학자'가 되고 싶은 이유로 채집한다고 하였으나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내키지는 않았다. 나비를 사랑하는 마음은 같을진데 방향은 다르니 서로간의 거리만큼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다. 내가 나비의 주인도 아니고,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도 없었다. ' 그 사람의 신발을 신고 오랫동안 걸어보기 전까지는 그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 하는 말을 상기하면서, 내가 채집 않는다고 하여 도덕적 우월성이 있을 순 없음을 생각했다.

곤줄박이

동고비

쇠딱따구리

노랑할미새

큰유리새

숲새

나비가 없던 오전은 탐조의 시간이였다.
계곡에서 곤줄박이를 시작으로 자주 관찰할 수 있는 새들과, 큰유리새와 되솔새는 선물처럼 느껴졌다.

금록색잎벌레인가 싶고,

또, 매크로 렌즈로 작은 벌레를 찍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바닥에 가래가 떨어져 있어서 고개를 들어보니 새순이 돋아난 가래나무가 있었다. 작년 겨울탐사때 확실히 알게된 나무다.

가래나무를 보고 내려오니, 나비들이 모여 있었다! 

청띠신선나비, 작년 여기에서 처음 봤던 나비다. 관찰난이도 별2개

쇳빛부전나비, 예쁘게 찍기가 쉽지 않다. 관찰난이도 별1개

네발나비의 날개

맷팔랑나비, 도감설명처럼 대변을 좋아했다. 관찰난이도 별1개

유리창 나비 관찰 난이도 별 3개, 실컷 찍었다. 이나비를 채집하기 위해 포충망을 들고온 학생 둘과 함께 있었기에, 어색함이 있었다.

내려오면서 만난 갈고리흰나비, 별 1개

푸른부전나비, 별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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