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가까이 되는 폭염이 한창인 요즘이다. 그래도 길을 나서 작년에 나비를 찾으러 올라본 계곡을 올해 다시 올라봤다. 작년엔 여기서 홍줄알락나비를 처음보면서 계곡에 빠져서 다리가 골절될뻔 했었다. 이제는 그러한 기쁨은 느낄 수 없으리라. 오늘도 나비를 많이 봤지만 도파민이 분출되는 순간은 거의 없었다. 

 

계곡은 내 유년시절의 추억이 있는 고향집 근처이다. 어릴적 물놀이를 하러 몇번 올랐던 기억이 있다. 여기가 금강산이라도 되는듯 금강산귤빛부전이 아주 많았고, 대왕나비도 많이 보였다. 대왕나비는 퍼들링을 한참하는데 손에 올려 같이 놀았다. 볼나비들은 다 보고서도,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길이 어떻게 될까 싶어, 어릴적 무섭게 느껴졌던 계곡의 윗길을 따라 올라가봤다. 갈림길이 나오길래, 힘이 들어 내려왔다. 산능선이 시작되는 곳이였던것 같다. 

 

나비를 찾으러 늘 갖고 다녔던 300mm pro 렌즈를 90mm 매크로 렌즈로 대체했는데, 그래서 그런가 5시간을 걸어도(앉지도 않았다) 크게 힘들지가 않았다. 지금까지 300mm렌즈를 갖고 다닌터라 무거운데 익숙해졌었나 보다. 

 

금강산귤빛부전나비(**)

이렇게 많을 수 있을까? 싶었다.

산수풀떠들썩나비(***)

거꾸로여덟팔나비(여름형)(**)

귤빛부전나비(**)

참까마귀부전나비(***)

 

대왕나비 

귤빛부전나비 사체

 

범부전나비(여름형)(*)

 

 

담색긴꼬리부전나비(***)

시가도귤빛부전나비(***)

 

큰흰줄표범나비(***)

큰흰줄표범나비(암컷)(***)

 

흰줄표범나비(*)

산녹색부전나비(*)

 

 
 
 
1. (돈을) make[earn] (money), (Am) take in, (Brit) take
2. (시간 등을) gain (time), (절약하다) save (time)
3. (매 등을)
제안:
 
 
 

밤에 불을 키고 곤충들을 모으는 등화.

등화를 구경할 기회가 생겨 태백에서 밤까지 있었다. 

아직 나비외 다른 곤충들은 엄두가 안나지만, 분명 나는 곤충들을 찍고다닐것이다. 곤충촬영의 노하우와 장비마련에 관한 기초적인 생각들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아주 멋진 사진을 얻었다. 

 

 

이후 포터블하게 파워뱅크로 구동가능한 등화장비가 있지 않을까 싶어 검색했는데, 메탈할라이드램프를 이용하거나, 등화가 안된다고 하는 led전구를 이용한 효율적인 등화장비도 있었다. 물론 기성상품은 아닌 개인제작 장비인데, 전기와 램프 사용의 효율성을 위해 전문기술과 노하우가 팍팍 들어간 장비였다.

제작자에게 연락을 하여 통화하였는데, 제작자분이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주어서 감사할따름이였다. 하지만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통화를 하니까 티키타카가 안되었다. 결국 총비용을 제시하고, 거기에 맞추어 제작하는 형식이 되었다. 심지어 저렴하게 장비를 구성할 수 있는 정보를 알려주기까지 하였는데 30만원대 블랙라이트구성으로 하면된다고 한다. 하지만 블랙라이트(식당에서 모 기잡는 램프를 생각하면 된다) 사진촬영은 불가하다는걸 뒤늦게 깨달았다.

 

 

플래시가 없어서 제대로 촬영을 하지 못하였지만 나에겐 tg-6가 있지 않은가!

아래는 TG-6 로 찍은 사진들

갈색가지나방

푸른저녁나방

북방갈고리큰나방

흰줄푸른자나방

점박이수염하늘소

도토리밤바구미

개별 곤충 사진들은 네이버로, 포스트는 티스토리로 해야겠다.

 
 
 
 
 

은줄팔랑나비를 보러 원주로, 홍줄나비를 보러 오대산에, 등화를 구경하러 태백으로 이어진 긴 하루의 여정이였다. 

 

 

은줄팔랑나비 여름형(수컷) (***^)

크기가 비슷하게 촬영되었는데 위에사진은 35미리환산 180mm, 아래는 18mm 촬영이다.

망원사진은 심도가 얕아 대상이 잘 부각되지만, 그래서 사진이 멋져보이지만 나중에 보면 단조롭고, 어디서 찍었는지 알수도 없으며, 금방 질린다.  망원광각이 필드의 느낌을 더 잘 전달해주고, 이야기가 있다. 

은줄팔랑나비 여름형(암컷) 배가 더 통통하다.

날개의 윗면은 햇빛을 받기에 최적화 시킨듯 아랫면의 색과는 다르게 검다.

짝짓기

 

대왕나비(수컷)(***)

은줄팔랑나비를 보러 갔다가 대왕나비를 처음봤다. 300mm렌즈를 안갖고 다니기로 한 첫날이라 망원렌즈 없이 쫒기엔 너무 시간이 아까워서 인증샷만 찍고, 오대산으로 향한다.

 

홍줄나비(수컷)(****)

홍줄나비를 처음봤다. 두번째 시도만이니 운이 좋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처음봤을때 실로 가슴이 터질듯했다. 이미 도착한 분이 전화를 주셔서 얼른오라고 하여 주차장부터 절까지 뛰어 올라갔기에..

나비가 보이는 장소가 오직 이곳이기에 나비가 보이는 장소와 연결시켜 생각할 수 밖에 없고, 본다기 보단 보는 과정과 장면이 하나로 합쳐저 하나의 경험으로 각인된다. 절에 오르면서 나비가 보이길 기대하는 마음과, 빗질된 절의 마당, 절 앞면의 산의 풍경, 나비가 날아 왔을 뒷면의 숲, 홍줄나비가 있음에도 무심히 지나가는 관람객들과 그들 사이에서 나비를 촬영하는 사람들. 시간이 허락되었다 내년에 또 보러가게 된다면 이 과정을 다시 천천히 느껴봐야겠다. (지금은 공사중이라 절의 고요함을 즐기기엔 무리다)

 

사향제비나비 애벌레, 등칡에 많이 붙어 있었다.

집에서 애벌레 3마리를 사육중이라 애벌레 크기를 짐작하는데 참고했다. 

황오색나비(***)

 

번개오색나비(***^)

오색나비도 있었지만 촬영을 하지는 못했다. 더 욕심을 냈어야 했을까.. 오색나비들은 밤오색, 오색나비만 남았다. 

수풀떠들썩팔랑나비(****^)

도감에는 10년전부터 보이지 않는다고 되어 있다. 동정이 제대로 되었다면 내가 찍은 나비들중 가장 보기 힘든나비다. 별4개반. 

물론 나는 이 나비가 이렇게 귀한나비인지 모르고 설렁설렁 찍었다. 

진고개 고위평탄면

진고개 쉼터에서 조금 걸어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유리창떠들썩팔랑나비(**)

 

은판나비(***)

순둥순둥해서 손에 잘 올라온다. 

다음에 가면 절을 온전히 느끼리라.

 

 

 

 

 

나비를 보러갔다가, 우화가 임박한 대왕팔랑나비 번데기를 집에 가져와서 우화되는 과정을 지켜보려고 했다.

하지만 한마리는 저녁에, 다른 한마리는 밤사이에 번데기에서 나와 과정을 촬영하지는 못했다. 오대산에 가서  풀어주었다. 

 

화천에 다녀왔다. 이번 여정의 가장 큰 바람은 공작나비를 만나는 것이었으나, 아쉽게도 이번에는 볼 수 없었다. 그래도 3월에 처음 마주했던 공작나비의 화려한 모습이 아직 남아 있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느낀다. 내년을 기약하거나, 몸이 이끌면 한 번 더 다녀올 생각이다.

임도길이 아스팔트로 모두 포장되면서, 예전처럼 나비들이 내려앉아 퍼들링하던 흙바닥이 사라졌다. 나비들에게 임도길의 흙바닥이 얼마나 중요한 곳인지 세삼 체감했다. 함께 간 나비 고수분과 화천의 10년 전 모습을 이야기하였다. 그때는 지금보다 더 많은 나비들이 날아다녔고, 사람들의 손길도 지금보다는 덜 닿았으리라. 그리고 앞으로 10년 뒤의 모습도 상상해보았다. 지금 이 모습이, 언젠가 우리가 그리워할  장면일것이다.

 

산수풀떠들썩팔랑나비(***^)

 

푸른부전나비(*)

은줄표범나비(***)

 

긴은점표범나비(*)

들신선나비(***^)

산황세줄나비(***^)

 

은판나비(***)

구름표범나비(***^)

큰멋쟁이나비(**)

 

산제비나비(*)

 

황오색나비(***)

왕팔랑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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