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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방해요소/나비

거인의 어깨위에 서서 나비를 찾다

by 신감독. 2025. 1. 11.

나비가 봄에 어떻게 보일수 있는지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월동을 한다. 맨몸으로, 처절하고 강인하게. 꽝꽝얼어 붙은 산속에서 추위에 대해 미련하다 싶을 정도로 아무것도 없다. 그나마 나뭇잎 한장을 이불 삼아 겨울을 보내고, 알들은 그저 맨몸으로 나무가지에 붙어 있을 뿐이다. 심지어 알들은 해가 들지 않는 가지쪽에 붙어 있다고 한다. (물론 이건 사람의 시각에서 바라본 시선이기에, 나비들은 아무렇지 않을 수 있다.)

겨울이 되면 월동하는 나비의 알과 애벌레는 찾는 것이 나비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또다른 활동이다. 우선 알들과 애벌레들이 모든 나무마다 있는것이 아니니, 잎을 떨군 겨울 나무들의 이름을 알아야 하고, 어디 쯤에 붙어 있는지에 대한 많은 경험과, 눈썰미와, 인내심과 지식과.. 시간과 노력을 아주 크게 들여야 가능한 일이다.

 

나비동호회의 겨울탐사에 참석했다. 겨울숲에서 나비를 찾는 작업, 난 나무들을 알지 못해서 맨땅에 헤딩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다. 다행히 거인의 어깨에서 올라서서 겨울숲을 돌아다니며 나비들의 알과 애벌레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래서 시골집 하우스 양배추에서 배추흰나비 애벌레만 찾던 내가 쥐똥나무에서 선녀부전나비 알을 찾을 수 있었다.

특정한 나비들의 알과 애벌레를 찾고자 한건 아니였다. 설명을 들었어도, 이내 까먹어 버렸다. 머리속의 데이터베이스가 없다보니 설명과 매치시킬 대상들이 떠오르지를 않았다. 알들과 애벌레가 얼마나 작은지, 어디에 어떤 식으로 붙어서 겨울을 보내는지를 알게 되었다. 사진과 영상도 알과 애벌레들의 상대적인 크기를 가늠할 수 있도록 찍으려고 했다.

 

https://youtu.be/xfgSwVzUWKk

 

 

처음으로 촬영한 애벌레(은판나비), 사전에 채집한 개체다. 

나비알들의 모습들은 종들마다 다르다. 

나무 밑에 주차를 해두었는데, 모임이 끝나고 나서 차에 와보니 차가 새똥으로 뒤덮여 있었다. 직박구리들이 하루종일 열매를 먹고 싸고 먹고 싸고 한것이다. 주유도 하지 않고, 주유소에 들어가서 세차를 했다. 

애벌레를 찾아보자. 

 

나비알들은 작다. 생각보다도 더

처음으로 찾은 선녀부전나비알이 붙은 가지.

아침시간이 너무 추워 까페에서 차를 마시면서 몸을 녹였다.

겨울 나무들, 겨울눈과 가지들의 모습을 보고 이름을 알아낼 수 있어야 나비를 찾을 수 있다. 겨울눈이 이뻤던 이름을 모르는 나무.

먹이가 되는 나무밑의 나뭇잎들도 찾아봐야 한다.

진드기처럼 생겼는데, 날개가 없는 나방이라고.

 

아래는 TG-6로 촬영한 사진들. 앞으로 나비 촬영에 있어 활영가능성은 있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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