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방해 요소들, 고대하던 호반새를 제대로 카메라에 담은것도 좋지만, 처음가본 외딴곳에서의 풍경도 빼 놓을 수 없다.
비가 오락가락 하며 흐린 주말, 운전중에 와이퍼를 돌리며 오늘 날씨를 점치고, 멀리서 게이는 구름들을 보면서 희망을 갖기도 하였다. 오전에는 외딴 곳을 처음 가봤다. 너무 외지고 비가 오는 터라 살짝 겁나기도 하였지만 내가 원하는 것들이 이런 것들이 아닌가! 외딴곳을 외로이 돌아다니며 마주치는 것들을 카메라에 담는것. 풍경도 담고 나비들도 몇종 담았다.
처음가본 외딴곳
오후에 호반새를 보러 갔는데, 역시 소리는 들린다. 또 소리만 들릴뿐으로 끝날 지도 모른다. 이번이 네번째 였으나 호반새는 내가 찾아온 횟수를 세며 자신을 보여줄까 말까 고민하고 있지 않을 것이다. '호반새가 있다.' 는 것은 여름내내 나를 희망고문 시킬지도 모를 일.
호반새가 앉아 있던곳
호반새 보기를 포기하고 조금 걷다 보니 비를 끌고올 바람이 불어 비가 곧 쏟아질것 같아 서둘러 돌아갈 생각에 숲을 빠져나오는 발걸음을 빨리 하였다. 지나면서 숲의 풍경들을 스쳐보는데 나무뒤에 가려진 다른 나무에 호반새가 뚝! 앉아 있었다. 호반새는 내가 오는 것을 몰랐고, 나는 호반새가 거기 있는지 몰랐다. 순간 서로 눈이 마주치고, 서로 놀랬다. 카메라를 꺼내는 동안 호반새는 가만히 있어주지 않으리라.. 하지만 내손은 카메라 가방의 지퍼를 열고 있었다. 호반새는 이내 날아가 버렸다. 호반새가 앉아 있던 빈 가지를 카메라에 담으면서 아쉬운 마음에 비가 오기 전까지 기다려 봤지만, 헛수고 였다. 결국 차로 돌아갈땐 비를 맞고 있었다.
위장 텐트와 단출하게 맞춘려고 준비한 삼각대 세트(역시 삼각대는 플립락이야!)
다음날 다시가서 호반새가 앉았던 곳에서 세시간을 기다려 호반새를 만나게 된다. 어제 봤던 자리 앞에서 올때까지 기다린다는 '모아니면 도' 계획. 확률적으로 돌아다니는 것보다 이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오전 시간을 할애할 생각이였다. 오후에는 어제 가본 곳에 다시 가보리라.. 졸음과 벌레들과 의자 안으로 들어노 벌과 개구리들을 쫒고나서 호반새를 만났다.
호반새 촬영의 성공으로 새롭게 시도한 위장용 의자도 성공적이라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위장텐트 대신, 캐노피 의자로 위장을 했다. 텐트보다 덜 답답하고, 양옆 시야가 확보되고(위장 텐트였으면 호반새가 왔을때 촬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바람도 더 잘통했다. 오전에는 시원해서 살짝 졸기도 했다.
호반새
지난번 유튜브 영상에서 디지스코핑을 시작하게된 이유가 호반새와 연관 있음을 이야기 하면서, 호반새를 보게 되면 탐조생활의 정점을 찍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하였던 것처럼, 호반새의 모습은 인상이 깊다.
촬영한 호반새는 나의 취미활동이 지속될 수 있기에 가능한 경험이였다. 나는 호반새를 이렇게 만나고 싶었다. 다섯번 만에카메라에 담았으며, 탐조를 시작한지 8년 만이다.
난이도(*)는 <초보자를 위한 한국나비 생태도감-오해룡 저>를 따름
* 전국에 흔함
** 지역적, 시기적
*** 특정지역, 비교적 보기 어려움(***^ 난이도↑)
****지역적,운이 필요(****^ 국내 서식하나, 보기어려움 )
*****최근 10년 이상 국내 미관찰
토요일
작은은점선표범나비(**)
석물결나비(*)
먹그늘붙이나비(***^)
굴뚝나비(*)
큰줄흰나비(*)
수풀꼬마팔랑나비(**)
왕팔랑나비(**)
십자무늬긴노린재
유리창떠들썩팔랑나비(**) 이나비도 유리창이 있구나
칡때까치
일요일,
작은주홍부전나비(*)
녹음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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